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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여년만에 북한산 백운대를 오르다.
    나의 이야기 2010. 8. 3. 17:42

    산을 오른 시점과 글을 쓰는 시점의 차이가 한달이 난다. 지난 7월4일 아마도 20여년은 족히 넘었을 것으로 기억되는 북한산 백운대를 다시 올랐다.

    고등학교때 같은반 친구들과 구파발쪽으로 해서 오른 이후 이번에는 우이동코스로 처음 오른다.

    아마 걸음마 떼고나서 내발로 종횡무진 걸어다닐 무렵부터 북한산을 오른 나는 참 운이 좋았다. 좋은 부모 만난 탓이겠지.

    대여섯살 무렵 삼각산 도선사에서 찍은 사진, 그리고 서너살 무렵 가족들과 도선사 계곡에서 물롤이 하던 사진속의 기억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제 중년의 나이가 되어 다시 북한산을 오르니 감회가 새롭다.

    지난 7월 4일 배낭도 메지않고 포토자켓에 물 2병, 초코바 2개, 산입구에서 김밥1줄과 계란 3개를 사서 그렇게 산에 올랐다.

    어깨에는 카메라 자켓 주머니 하나에는 70-300 렌즈, 그리고 등에는 물병.....

    어린시절(초딩6년차때) 333번 종점에서 산악회형들을 만나  손병희 선생 묘소 앞을 지나 도선사로 오르던 그길 참 멀게만 느껴졌는데... 그리고 도선사 입구에서 깔닥고개까지는 얼마나 더 멀고 험난했던지...

    등산화도 변변히 없었던 그냥 운동화를 신고 마냥 좋아라 산을 올랐던 그 시절....

    그때가 78년도다. 그때만하더라도 인수봉 계곡에는 점심시간에 맞춰 여기저기서 밥짓고 찌게끓이는 석유버너 소리가 요란했는데....아련한 추억의 소리다.

    버너 목에 알코올을 붓고 불을 붙인 다음 한 5분정도 그렇게 가열한 다음 열나게 펌프질하고나서 밸브 약간씩 열어주면 쏴---하고 파란 불꽃을 내뿜던 석유버너. 글을 쓰면서도 그향기가 코끝을 스친다.

     

    아마도 죽을때 눈앞에 아련히 스쳐가는 기억 중 하나가 인수봉의 중장한 모습이 아닐까 한다. 

     

    한 여름 땡볕에서도 암벽등반에 여념이 없는 클라이머들. 나도 한때는 저 부류안에 속해 있기를 바라며 암벽등반 연습을 저곳에서.....

     

    연잎꿩의 다리(야생화)가 인수봉계곡에서 백운대로 가는 탐방로 곳곳에 수줍은 얼굴을 내밀고 있다. 

     

    군락을 이루고 있는 연잎 꿩의 다리. 이밖에도 여름의 야생화 꽃범의 꼬리 등이 지천이었다.

     

    백운대 정상의 태극기, 왜 이곳에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을까. 전국 명산의 정상을 다 다녀봐도 그 어느곳에도 산정상에 태극기가 휘날리는 곳은 아마 백운대외에는 없을것 같다. 왜 유독 여기에 태극기가 휘날리는 것일까. 참고로 태극기 옆 잠자리는 합성 아님. 잠자리가 알아서 온 것임)

     

    백운대에 태극기가  휘날리게 된 연유에는 아마도 삼일운동기념 암각문때문일 것이다 . 아래의 글이 바로 백운대 정상에 새겨진 기미년 독립선언의 일을 기록하고 있는 암각문.

     

    敬天愛人

    獨立宣言記事

    己未年二月十日朝鮮獨立宣言書作成

    京城府淸進町 六堂崔南善也

    庚寅生

    己未年三月一日塔洞公園獨立宣言萬歲導唱

    海州首陽山 鄭在鎔也

    丙茂生

     

    근데 이러한 사실을 아는지 사람들은 그저 태극기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심지어는 출입을 통제가 울타리도 넘나들며 공간을 초월한 기념사진 촬영까지......

    좀 생각하는 등산문화가 아쉽다.

     

     어릴때 도선사로 향하면서 바위에 작을 돌을 붙이려했던 기억이 새롭다.

    수십 혹은 수백년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소원이 아스라히 스며들어 있다.

     

     바위의 복원 이랍시고 곳곳에 시멘트 떡칠을 해놓은 무지함에 경악한다.

     

     하산길에 인수봉 근처에서 구조헬기가 조난자를 싣고 황급히 날고 있다. 누군가 그러던데 대한민국에서 제일 위험한 산 중 하나가 북한산이라고. 철지난 객기에 여기저기 탐방로도 아닌 곳을 겁도 없이 무슨 용맹무쌍함을 자랑이라도 하듯 장비도 없이 바위를 오르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니 참 걱정이다. 그러다가 사고나서 다치거나 죽으면 저만 손해인가, 구조대오고, 헬기뜨고 도대체 몇사람들이 그 한사람을 위해 애꿎은 희생을 감당해야 하나. 

     

    모처럼 오른 북한산, 앞으로 자주 오를 기회가 생길것 같다. 오랜 방랑의 시간을 마치고 이제 서울에서 정착하게 되었으니......

    그리고 일부에서는 북한산을 삼각산으로 불러야 한다는 등의 해괴한 논리와 논증으로 작명질을 하고 있는데 제발 그러지 말길.

    삼각산이나 북한산이나 같은 이름이고 그것을 사용한 연대는 조선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으니 그런 허망한 논쟁짓거리들은 삼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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