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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대로 잡은 경주의 설경 20.
    나의 이야기 2010. 3. 10. 22:57

    어제 눈이 진탕 내리던 경주는 밤부터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눈발이 더욱 강해졌다. 새벽녁에 일어나 눈이 오는 모습을 보고 오늘은 뭔가 제대로 일을 벌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분간 백수 생활을 해야하는 나에겐 천금같이 소중한 시간들, 직장생활할때는 이렇게 눈에 아름답게 와도 그냥 건너 뛸 수밖에 없었던 시간들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는 듯 경주는 요 며칠 나에게 많은 즐거움을 주고 있다.

    사실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면 이렇게 사는 것도 그다지 나쁘지는 않겠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이 여유를 즐길만한 시간도 그리 많지 않다.

    지난 여름부턴가 한 몇달 사진도 못찍고 험한 일을 하면서 자신을 되골아보는 시간도 있었지만 그게 약이 될지 독이 될지 모를 일.....

    암튼 사설을 접고 본격적인 경주의 눈 소식을 전합니다.

     

    눈과 함께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경주남산의 북동쪽에 위치한 탑곡 부처바위와 옥룡암. 옥룡암입구 폭포의 설경.

     

    설경과 함께 신라불교미술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는 탑곡 부처바위.

     

    부처바위 남쪽에 있는 3층 석탑과 눈을 덮어 쓴 소나무.

     

    눈녹은 물이 마애 보살상의 전신을 적시면서 햇살에 반사된 모습.

     

    부처바위 아래에 있는 옥룡암의 마당. 

     

    옥룡암 대웅전 앞의 설경.

     

    옥룡암 요사채 앞의 설경. 마치 벛꽃이 만개 한 듯 화려하다.

     

    옥룡암을 출발하여 두번째로 간 안압지. 참고로 경주시민은 무료입장이다.

     

    안압지는 한번 인가 가보고 이번이 두번째. 설국속의 궁전들.

     

    아침부터 많은 사진 작가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아마추어인 난 어디부터 어떻게 찍어야 할지 난감했는데......

     

    안압지 입구에서 제일 처음 만나는 건물의 설경.

     

    안압지 연못 의 설경.

     

    안압지를 나와 세번째로 들른 계림. 때이른 어쩌면 제대로 피었을 산수유가 노란 꽃과 함께 하얀 눈꽃을 선사하고 있다. 멀리 보이는 고분이 내물왕릉.

     

    계림비각의 설경.

     

    계림을 나와  안압지 주차장으로 가던 중 망원으로 당겨 잡은 첨성대.

     

     

    어제도 올랐던 남산 삼릉계곡을 다시 찾았다. 오늘은 날씨도 도와 주고 좀 추웠지만 좋은 날, 넘들은 출퇴근 전쟁을 하느라 난리가 아니었을텐데..... 삼릉곡 석조여래좌상.

     

    어제는 안개때문에 망원으로 당겨볼 엄두조차 나지 않았던 상선암마애대불.

     

    용장사지 삼층 석탑도 어제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멀리 경주시 내남면 일대가 한눈에 들어 온다.

     

    머리위에 있는 해를 보니 장난끼가 발동한다. 그래서 용장사지 삼륜대불의 없어진 불두 대신 해를 올려 놓았다. 여기서 장난기가 더 발동하면 눈으로 불두를 만들어 올리고 싶은 마음을 억지로 잠재우면서 눈으로 만든 불두 대신 해처럼 빛나는 부처님의 대자비 광명을 해로 대신해본다.

     

    두시간을 넘게 여기서 탑돌이를 하면 일몰의 순간을 기다렸다. 바람과 함께 날려오는 눈들.....엄청 추웠다. 아마 봄이나 가을 쯤 다시한번 제대로 된 일몰을 여기서 맞이하고 싶다. 덕분에 남산순환도로를 따라 포석정에 다다르니 암흑천지...하늘에 별들이 총총히 떠있고........

     

    경주 설경 20선은 위에서 마감하고 덤으로.......늦게 하산한 덕에 보호각이 만들어지기전 자비로운 미소가 인상적이었던 삼불사 삼존불의 옛모습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이 석불은 낮에 가면 별다른 감흥이 없는 무표정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근데 한 밤중 조명을 받으니 이렇게 자비로운 미소를 띨 줄이야......

     

     아마도 이번 눈이 경주에 내린 이 겨울 마지막 눈이 될 것 같다.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이렇게 경주의 설경을 담아 낼 수 있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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