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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한강가의 삵의 흔적
    나의 이야기 2009. 2. 23. 11:26

    2009년 2월 21일 오후 1시 부터 6시까지 충북 단양 가곡에서 영춘면 하리까지 강변 도보 트레킹을 했다.

    이곳에 산지 1년 반을 넘어 2년째 접어들고 있는데 항상 아침, 저녁으로 다니는 남한강변을 제대로 걸어본적이 없다.

    새로운 트레킹 코스 개발을 위해 강변을 선택한 것은 그동안 산으로만 다닌데 대한 편식을 좀 자제할까 해서 였다.

    이른 아침이면 물안개와 함께 강변의 정취를 느낄 수 있겠지만, 남한강변에 정식으로 제대로된 트레킹 구간이 없어 발굴 차원에서 처음 도전해보았다.

    가곡에서 영춘 하리까지 약 10여킬로미터가 넘는 구간 5시간정도 걸렸다. 물론 드문드문 쉬어가면서 엉뚱한 짓도 좀 하고, 장난도 치면서, 돌탑도 쌓고 혼자 그렇게 무작정 걸었다.

    가는 곳곳에는 자연이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다양한 흔적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고라니 발자국, 수달의 배설물, 물새들의 흔적 등등.....

     

     (강가 바위에 배설해 놓은 수달의 배설물, 물고기의 비늘과 가시가 눈에 띤다.)

     

    그렇게 야생동물들의 흔적을 확인하면서 뚜벅이로 한 참을 걸었다. 더이상 갈수 없는 절벽과 강물을 만나 트레킹 코스 발굴을 위한 첫 남한강 트레킹을 마쳐야 할 시점에서 남한강의 또다른 주인의 흔적을 발견했다. 며칠전 내린 눈위로 선명하게 나타난 핏자국.

     

     

    그리고 주변에 어지럽게 찍힌 발자국 들..... 

     

     

    누구의 핏자국일까. 답은 금방 나왔다. 산토끼였다. 먹다남은 다리 일부와 가죽이 핏자국 바로 옆에 있었다.

     

     

    잡은지 얼마안된것으로 보인다. 주변 흔적들을 종합해보면 산토끼를 포식한 주인공은 인근에서 사냥을 한 뒤 이곳으로 가져와 진수성찬을 즐긴듯 하다.

    곧이어 발견되는 포식자의 자만.

     

    배가 불렀는지 절반만 먹고 나머지는 그냥 두고 갔다. 나라는 불청객때문에 혹시 도망간것은 아닐까. 내장은 모두 사라지고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나 있다.

     

    이 큼지막한 산토끼를 사냥해서 이렇게 잡아먹을 수 있는 주인공은 누구일까.

    '삵'이다.  삵의 습성에 대해 좀 알아보려 했지만 자세한 내용이 확인이 안된다.

    근데 이 삵만 그러는지는 몰라도 산토끼를 배불리 먹은 이넘은 토끼 내부에 자신의 배설물을 퍼질러 놓고 갔다.

    소위 '침발라 놓는 다'는 의미 일까.

    그럴꺼라는 생각이 든다. 배설물의 내용에 토끼 털이 있는 것으로 보아 분명 그럴꺼다.

     

     

    징그럽다 생각이 들겠지만  이런 자연의 생생한 흔적을 보는 것 또한 드문 오늘의 현실에서는 좀 참고 봐주시길.....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토끼 내장이 있던 자리에 삵이 배설물로 자기꺼니깐 손대지 말라고 표시를 해놓고 갔다.

    남한강 트레킹 구간 발굴을 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여기는 내가 주인이 아니라 삵과 같은 야생동물이 주인이라고, 행여나 트레킹 구간 개발로 인해 이들의 서식지가 파괴될것이 불보듯 뻔해 전면적인 재고를 해야 할 것같다.

    사실 여기에 새로 발굴한 남한강 트레킹 코스를 소개하려 했지만 그보다는 남한강의 진정한 주인 들을 소개하는 편이 났다는 생각이 든다.

    건강한 남한강의 자연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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